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음식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
대법원 2013두932 판결 평석
1. 사실관계와 과세처분
갑 학교법인이 병원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상주와 조문객에게 음식물 제공용역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세로 신고하였는데 과세관청이 음식물 제공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였다. 부가가치세법은 주된 거래에 부수되는 재화용역은 주된 거래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하여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 부수성의 판단에 관련된 조문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조 제2호 '거래의 관행으로 보아 통상적으로 주된 거래인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재화 또는 용역'이다. 과세관청은 음식물 제공 용역이 장의용역에 부수하여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하여 과세하였다.
2. 대상판결의 내용
"장례식장에서의 음식물 제공용역의 공급은 일반인이 아니라 특정 조문객만을 대상으로 빈소 바로 옆 공간이라는 제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거래의 관행상 장례식장에서의 음식물 제공용역의 공급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 장의용역의 공급에 통상적으로 부수되고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음식물 제공용역의 공급이 장의용역 공급자에 의해 직접 이루어져야만 부수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을 판결이유로 제시하나, 그렇게 제한하여 해석하는 과세관청은 없으므로, 엉뚱한 소리에 불과하다.
3. 대상판결의 오류
'부수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주된 것이나 기본적인 것에 붙어서 따르다'이다. 쌀은 부가가치세가 면세되지만 쌀포대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된다. 거래관행상 통상적으로 쌀은 쌀포대에 담아 팔기 때문에 쌀포대는 주된 쌀의 거래에 부수되어 공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쌀을 담은 쌀포대는 부가가치세가 면세된다. 부수되는 것을 주된 것의 과면세에 일치시키는 이유는 과면세의 구분에서 오는 불편이 편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쌀과 쌀포대의 가치를 구분하여 쌀포대에 과세해도 쌀포대의 가치가 쌀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에 세수도 미미하며 납세자는 큰 불편을 겪게 되고 국세청의 행정비용도 늘어난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같이 공급될 때 부수적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선 그 중 하나의 가치가 다른 것의 가치에 비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 소량의 쌀을 금박을 입힌 봉투에 담아 선물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봉투에 비해 쌀의 가치가 미미하면 쌀이 봉투에 부수되는 것으로 보아 전체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어야 하고 양자 중 어떤 것도 다른 것에 비해 가치가 미미하다고 보기 어렵다면 부가가치세는 금박봉투의 가치에 대해서만 과세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부수'를 단지 '동시에'의 의미로 해석하여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장의용역의 대가보다 음식용역의 대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 음식용역의 대가가 장의용역의 대가보다 작더라도 미미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판사가 상주인 장례식장에선 장의용역의 대가가 음식용역의 대가에 비해 아주 작을 수도 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장의용역과 음식용역은 주종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음식용역이 장의용역에 부수되어 부가가치세가 면세된다고 본 법원의 판단은 명백한 오류이다.
4. 결
만약 현재의 세법상 장의용역은 과세이고 음식용역은 면세라면, 법원이 음식용역이 장의용역에 부수되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어사전만 찾아보았어도 하지 않았을 오판을 하는 사법부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사법부가 어떻게든 과세처분을 취소하겠다는 결론 아래서 재판했다면, 차라리 국어사전에서 장의용역의 의미를 수정하여, 현재의 관행상 조문객에 대한 음식물 제공도 장의용역에 포함된다고 주장했어야 한다(대상판결은 음식물 제공용역은 장의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시하여 장의용역의 뜻은 수정하지 않았다). 장의용역이라는 특정 행위를 지칭하는 명사를 왜곡하는 것이 부수하다라는 용언을 왜곡하는 것보다는 그 사회적 해악이 훨씬 작기 때문이다.
'세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지수용시 보상금을 채권으로 수령하는 경우 양도가액 (0) | 2014.01.10 |
---|---|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 관련 개인소득세 과세 (0) | 2013.12.31 |
손익 귀속시기 결정에서의 법원의 반법치주의 (0) | 2012.09.12 |
상속재산의 가격배상분할이 유상이전인가? (0) | 2012.08.28 |
마일리지와 관련된 부가가치세 쟁점 검토 (0) | 2012.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