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66643
향가 등 우리 고시가 완전 해독 | 조성훈 - 교보문고
향가 등 우리 고시가 완전 해독 | 우리는 공무도하가가 왜 감동적인지 모르고 있다. 감동을 강제 당하고 있다. 구지가는 원문과 무관한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주입 당하고 있다. 고려의 예종은 도
product.kyobobook.co.kr
머 리 말
2024년 9월은 허벌나게 더웠다. 침대에서 뒹굴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공무도하가 관련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의 어렴풋한 의문이 다시 떠올랐다. 도대체 뭐가 감동적이라는 것인가? 다행히 순천향대학교 글로벌한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어서 관련 논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필자의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공무도하가의 배경설화 원문을 보니, 지금까지 알려진 이야기는 거짓이었고, 공무도하가의 내용도 사실과 다르게 해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공무도하가의 의미를 밝혔다는 희열이 밀려왔다.
그 후에도 날씨는 계속 더웠다. 공무도하가를 내가 풀었으면, 평소 궁금했던 구지가도 내가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지가도 금방 풀렸다. 두 개를 풀자 하나 더 풀어 세 개를 채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해가를 보았다. 해가는 첫 줄을 빼고는 크게 문제되는 것이 없었고 수로부인이 궁금해졌다. 수로부인을 연구해 보니 수로부인이 가뭄 속 단비임을 알게 되었다. 논문 세 개를 쓰는 데 십일이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 국어국문학계 수준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내가 향가에 도전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귀찮게 그런 걸 왜 해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다, 간단한 서동요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서동요도 시도하자마자 ‘돌보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향가를 연구하려 하지는 않았는데, 며칠 후에 갑자기 신재홍의 『향가의 해석』이 집으로 배달되었다. 필자가 갈등하는 중에 책을 주문해 놓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책이 온 후에 ‘그래 하자’ 마음먹고 향가의 해독을 시작하였다.
향가는 의미파악을 위주로 하였다. 그 의미를 알아야 2차적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발음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책에서 제시한 ‘ㆍ’ ‘ㅿ’ ‘ㅸ’ 등의 사용은 일관성도 없다. 필자가 인용하는 사람이 제시한 발음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발음도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후의 발음으로 그 이전의 발음을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증된 것이라 하기 어렵다. 특히 의미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시한 발음이므로 확실히 입증된 것이라 보기 어렵고, 연구자들마다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의미도 모르면서 발음을 연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단어의 의미를 확정한 후에야, 문법이나 발음, 문학적 분석 등의 연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제시한 의미가 검증된다면 향가에 대한 2차적 연구가 확실한 토대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필자의 전공을 굳이 따진다면, 필자는 역사 전문가이다. 2023년 1월 『한 상고사』라는 책을 냈다. 2025년 1월에는 『한 상고사』 개정판을 낼 계획이다. 향가를 해독하기로 마음먹은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필자가 쓴 『한 상고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권위로 판단한다. 필자는 역사 전문가로서의 권위가 없다. 역사 전문가로서의 권위는 조선총독부 소설에 맹종한 공로로 사회적 지위를 차지한 사람들에게 있다. 필자가 향가를 해독한다면 『한 상고사』의 권위가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작업을 수행하였다. 필자는 남인도 타밀인들의 문학서인 톨카피얌을 한국어와 영어로 해독한 『톨카피얌의 과학적 해독』이란 책도 썼다. 필자의 향가 해독이 검증된다면 이 책의 권위도 올라갈 것이다.
향가의 해독은 일본인이 시작하였다. 이는 크게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다. 일본인들의 문자생활은 아직도 향가 표기 방법과 같은 고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쉽게 향가의 표기 방식을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향가 해독을 우리가 완성하지 못한다면 이는 크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될 것이다. 필자가 향가를 거의 다 해독하지 못했다면, 일부 국어국문학계의 위대한 수준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인공지능으로 우리보다 먼저 향가를 해독할 가능성도 있었다. 필자는 한국인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했을 일을 사전에 막은 공로가 있다.
삼국유사의 향가는 필자가 쉽다고 여겼던 순서대로 해독하였다. 필자의 해독을 독자 제현께서 눈에 불을 켜고 검증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국어국문과 교수가 모두 전문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필자가 처음 쓴 공무도하가, 구지가, 수로부인 논문에 대한 심사평을 각 논문의 뒤에 인용하는데, 우리의 일부 국어국문학계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독자들은 몸소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일부 국어국문학계의 심사자들이 물리학자들이었다면 아인쉬타인도 논문을 게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필자는 심사평을 보면서 필자가 쓴 글이 국어로 쓴 글인가를 의심했다. 그만큼 심사자들의 언어수준 국어수준은 범인은 상상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었다. 심사평을 해준 심사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국어를 쓰는 우리 모두가 우리 고전을 연구해야 한다. 존문가에 맡겨 둘 수 없다. 물론 향가의 해독 과정에서 기존 연구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시가 전반의 의미 해독 실적을 수치로 제시한다면, 기존 연구가 40% 정도 했다면 필자가 90%까지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과대망상인지 수긍할 만한 주장인지는 독자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필자의 실수나 오류는 독자 제현께서 보완하여 우리 고시의 이해를 100%로 끌어올려 주시길 기대한다.
2024년 11월 7일 조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