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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
2. ‘안고 가다’ 해독의 부자연스러움
3. 새로운 가설: ‘夘乙抱遣’는 ‘돌보고’
4. 결
1. 서
서동요는 “善花公主主隠(선화공주님은), 他密只嫁良置古(남 몰래 정을 통해 놓고), 薯童房乙(맛동방을), 夜矣夘乙抱遣去如”라는 향가이다. 다른 부분의 해독에 대해 큰 이견은 없으나, 夘乙의 해독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夘乙을, 卯乙로 보아 해독하는 견해, 卵乙로 보아 해독하는 견해, 夜矣와 연결시켜 해독하는 견해 등이 제시된다. 어느 견해나, 기존 견해는 결과적으로 ‘抱遣去如’를 ‘안고 가다’라고 해독하게 된다. 본고에서는 기존 견해와 달리 夘乙이 抱遣와 연결되어 ‘夘乙抱遣’가 ‘돌보고’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2. ‘안고 가다’ 해독의 부자연스러움
기존 견해가 제시하는 夘乙 해독의 문제점에 대해선 너무 다양한 견해가 있어 본고에서는 논외로 한다. 기존 견해는 일치하여 ‘抱遣去如’를 ‘안고 가다’로 해독한다. 그런데 선화공주가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는 곳이 불명확한 채로 ‘가다’라는 낱말이 사용될 수는 없다. 그래서 기존의 견해는 모두 부자연스럽다.
去如는 ‘돌아가다’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선화공주는 현재 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가 집을 나갔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궁에 있었기 때문에 서동요로 인해서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동요로 된다는 것 자체가 다회성의 일탈을 의미한다. 다회성의 일탈이 되기 위해선 선화공주는 궁으로 돌아가야 한다.
‘안고 가다’를 ‘안은 상태에서 간다’라고 이해하면 그 의미가 매우 부자연스러우며, 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내포되지 않는다. ‘안고 가다’를 ‘안은 후에 간다’라고 이해하면 그 의미는 성립하나, 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내포되지 않는다. 두 견해 모두 선화공주가 어디로 가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3. 새로운 가설: ‘夘乙抱遣’는 ‘돌보고’
필자는 夘를 卯로 이해한다. 卯는 ‘돗기(토끼) 묘’이다. 卯를 ‘돗기’의 도를 훈독하여 도로 읽으면 ‘夘乙抱遣’를 ‘돌보고’로 읽을 수 있다. ‘夘乙抱遣’를 ‘돌보고’로 읽으면, ‘夜矣夘乙抱遣去如’를 ‘밤에 돌보고 가다’로 해독할 수 있게 되어 문법적으로나 의미적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이 경우 ‘가다’는 ‘돌보고’ 다음에 나오므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선화공주가 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薯童房乙의 乙도 대격 조사로 자연스럽게 해석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맛동(후에 백제 무왕)은 서동요를 아이들을 통해 유포시켰다. 따라서 그 노래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쉬워야 하고, 맛동은 아이들에게 음란한 표현을 말하도록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맛동은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려 하였으므로 미래의 아내에 대해 저속하거나 음란한 표현을 했을 리 만무하다. 선화공주에게 가장 심각한 표현은 他密只嫁良置古이다. 선화공주를 더 모욕하는 표현은 맛동이 더 싫어하였을 것이다. 다만 他密只嫁良置古의 근거를 제시할 필요는 있었으므로 夜矣夘乙抱遣去如라는 표현이 필요하였다. 선화공주는 맛동과 실제로 정을 통한 후에도 서동요의 표현을 문제 삼지는 않았고, 오히려 동요의 효험을 믿었다. 즉 맛동은 성행위를 암시하는 ‘안다’란 표현을 사용할 필요도 의지도 없었다. 맛동은 선화공주와 맛동이 맺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지, 선화공주가 비웃음의 대상으로 되는 것은 원치 않았을 것이다. 돌보는 것은 정당한 부부 사이의 일이다. 선화공주가 동요의 효험을 믿었다는 것은 선화공주와 맛동이 동요가 노래한 서로 ‘돌보는’ 부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보다’는 순 우리말이다. ‘돌다’의 돌과 ‘보다’의 보는 의미와 관련 있는 한 글자의 훈차로 쉽게 표기할 수 있었겠지만, ‘돌보’는 의미와 관련 있는 두 글자의 훈차로 표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신라인들은 돌은 의미와 무관한 훈차로, 보는 抱로 표기하여 의미와 관련 있는 음차로 표기하였을 것이다. 抱가 안다, 둘러싸다, 지키다 등의 의미가 있어 ‘돌보다’의 의미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4. 결
서동요 해독 시 기존 견해는 공통적으로 ‘抱遣去如’를 ‘안고 가다’라고 해독한다. 이러한 해독은 모두 선화공주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기존의 견해에 의하면, ‘薯童房乙夜矣夘乙抱遣去如’의 해독에서 문법적으로 또는 의미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문제가 발생한다. 본고는 ‘夘乙抱遣’를 ‘돌보고’로 해독하여 ‘薯童房乙夜矣夘乙抱遣去如’를 ‘맛동방을 밤에 돌보고 가다’로 해석하였다. 본고의 해독에 의하면 ‘가다’는 ‘궁으로 돌아가다’의 의미를 내포하여 서동요는 문법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완결된 문장이 된다.
[참고문헌]
『삼국유사』
박종희, 「서동요(薯童謠) ‘란을’(夘乙)의 해독」, 『건지인문학』 28권, 전북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20, 99-122쪽.
이종출, 「서동요의 새로운 이해」, 『한국언어문학』 22권, 한국언어문학회, 1983, 91-110쪽.
정우영, 「〈薯童謠〉 解讀의 爭點에 대한 檢討」, 『국어국문학』 147, 국어국문학회, 2007, 259-294쪽.
국문요약
기존 견해는 공통적으로 서동요의 ‘抱遣去如’를 ‘안고 가다’라고 해독한다. 이러한 해독은 모두 선화공주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기존의 견해에 의하면, ‘薯童房乙夜矣夘乙抱遣去如’의 해독에서 문법적으로 또는 의미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문제가 발생한다. 본고는 ‘夘乙抱遣’를 ‘돌보고’로 해독하여 ‘薯童房乙夜矣夘乙抱遣去如’를 ‘맛동방을 밤에 돌보고 가다’로 해석하였다. 본고의 해독에 의하면 ‘가다’는 ‘궁으로 돌아가다’의 의미를 내포하여 서동요는 문법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완결된 문장이 된다.
주제어: 서동요, 夘乙抱遣, 夘乙, 薯童房乙
A New Hypothesis on the Interpretation of '夘乙抱遣' in the Seodongyo
The existing interpretations commonly interpret ‘抱遣去如’ in the Seodongyo as ‘to hug and go.’ However, these interpretations leave unclear the destination of Princess Seonhwa. Furthermore, when interpreting the entire line '薯童房乙夜矣卯乙抱遣去如' according to previous views, there arise grammatical or semantic inconsistencies. This paper reinterprets ‘夘乙抱遣’ as ‘to take care of,’ rendering ‘薯童房乙夜矣夘乙抱遣去如’ as ‘Having taken care of Matdongbang during the night, she returned.’ According to this interpretation, the verb 'go' implies ‘to return to the palace,’ thereby making the sentence of the Seodongyo grammatically and semantically complete.
Keywords: Seodongyo, 夘乙抱遣, 夘乙, 薯童房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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