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찬기파랑가 최초 완전 해독

역사회복 2024. 11. 20. 10:30

화랑들이 숙청 당하면서 기파랑도 숙청당했다. 충담사는 기파랑의 장지에 따라와 장지에 모인 모사들을 보면서 기파랑을 추모하는 시를 지었다. 이슬은 기파랑의 모사들이거나 백성들을 의미한다. 달은 기파랑을 의미한다. 흰구름은 기파랑을 죽인 세력이고, 달님의 안식처는(기파랑의 관념상 안식처는) 달이 진 서쪽 하늘 즉 서방정토이고, 기파랑의 현실적 안식처는 기파랑의 皃史들이 모인 기파랑의 무덤이다. 기파랑의 무덤은 물가에 있지 않았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무덤 아래에 있는 물 가의 자갈밭에까지 사람이 들어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파랑의 장지에 왔다. 곶가리는 중의적 표현이다. 꼭대기와 화반의 뜻을 동시에 나타낸다.

기존의 해독은 각자의 소설에 불과하다.

찬기파랑가 (충담사)

 

咽嗚 爾處米                            咽嗚 그치매

露 曉邪隐 月羅理                    설 ᄇᆞᆯ갼 ᄃᆞ라리

白雲音 逐于 浮去隐 安攴 下   힌구름 조추 ᄠᅥ간 알히 아래

沙是八陵隐 汀理也中             사이파른 벼리야ᄒᆡ

耆郞矣 皃史是 史藪邪            耆郞ᄋᆡ 皃史이 史藪햐

逸烏川理叱 磧惡希                 숨오나릿 벼긔

郞也 持以攴 如賜烏隐            郞ᄋᆡ 디니기 닷시온

心未 際叱肹 逐內良齊            ᄆᆞᅀᆞᄆᆡ ᄀᆞᆺᄒᆞᆯ 조치아져

阿耶 栢史叱枝次 高攴 好        아야 자싯가즈 놉히 ᄒᆡ

雪是 毛冬 乃乎尸 花判也        눈이 모ᄃᆞᆯ 녜올 곶가리여

 

오열 그치매

이슬 밝힌 달님이

흰구름이 쫓아내 떠나간 안식처 아래

새파란 물 가에

기랑의 皃史가 史의 수풀이구나

 

숨오나리 자갈밭에서

낭이 지키셨을 법한

마음의 끝자락을 좇게 되는구나.

 

아! 잣가지 높이 하여

눈이 못 덮을 꼭대기여 [花判이여].

 

* 다른 사뇌가는 4-4-2 구성을 취하나, 찬기파랑가는 5-3-2 구성을 취하고 있다. 4-4-2 구성을 만들기 위해, 4행과 5행의 순서가 바뀌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으나, 의미 파악을 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에 불과하다. 그리고 4행과 6행이 모두 처격으로 끝나고 있어 4행과 6행이 연속될 수도 없다.

 

1) 咽嗚: 한자어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본다. 咽嗚는 嗚咽과 같다. 오열은 기파랑이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반대파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축출된 후유증으로 죽은 것이라 추정하게 한다. '오열 그치매'는 ‘오열을 그치고 주위를 보니’로 이해할 수 있다.

2) 爾處米: 신석환을 따라 ‘그치매’로 읽는다. 處에 ‘멈추다’는 뜻도 있다. 處는 신라 지명에 ‘지’나 ‘치’로 활용되고 있다. ‘그’를 표기하기 위해 ‘그치다’를 의미하는 글자를 가져다 놓을 경우 혼동될 위험이 있어, 의훈차를 활용하고, 處자에서 음차와 훈차를 동시에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露: 강길운을 따라 ‘설’로 읽고 ‘이슬’로 풀이한다.

4) 曉邪隐: 김완진을 따라 ‘ᄇᆞᆯ갼’으로 읽고 ‘밝힌’으로 풀이한다.

5) 逐于: 강길운을 따라 ‘조추’로 읽고 ‘쫓아’로 풀이한다.

6) 安攴: 신재홍을 따라 ‘알히’로 읽고, ‘안식처’로 풀이한다.

7) 沙是八陵隐: 강길운을 따라 ‘사이파른’ 즉 ‘새파른’으로 읽는다.

8) 汀理也中: 汀理는 강길운을 따라 ‘벼리’로 읽고 ‘물가’로 풀이한다.

9) 史藪邪: 史藪를 ‘皃史의 수풀’로 풀이한다. 즉 기파랑의 추종자가 수풀의 나무처럼 많이 모였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10) 郞也: 양주동을 따라 也를 속격으로 본다. 호격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여기에서의 부름은 뜬금없다.

11) 持以攴: 통설은 持以를 ‘디니’로 읽는다. 신재홍은 ‘디니다’에는 ‘지니다’의 뜻도 있으나, ‘지키다’의 뜻도 있다고 하며 ‘디니다’는 ‘딕히다’와 같은 어근에서 파생되어 나온 단어로 추정한다. 충담사가 지은 안민가에서 ‘디니다’는 ‘지키다’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여기에서도 ‘지키다’의 의미로 풀이한다.

攴가 명사화 어미로 사용되었다고 본다. 攴(支)가 명사화 어미로 사용된 경우는 여기의 持以攴 외에도, 모죽지랑가의 逢烏支와 안민가의 持以支가 있다.

12) 如賜烏隐: 홍기문을 따라 如를 ‘닷’ 즉 ‘답다’로 본다. 如를 과거의 선어말어미 ‘더’로 보기도 하나, 이러한 견해들은 대부분 攴를 해독하지 않아 올바르다고 하기 어렵다. 攴를 어간과 선어말어미 사이에 들어가는 성분으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으나, 어간과 선어말어미 사이에 그것들을 연결하는 성분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13) 逐內良齊: 김수경을 따라 內를 ‘이’로 읽어 피동의 의미로 보고, 良는 매개모음으로 보고, 齊는 감탄형의 어미로 본다. 內를 현재의 의미로 보면서 齊를 기원/원망의 의미로 보는 견해들이 있으나, 기원에 현재가 결합될 수는 없다. 내가 좇고 싶으면 ‘좇오리라’로 해야 할 것이다.

13) 高攴 好: 금기창은 『삼국사』에 기록된 고구려에 인질로 간 卜好가 『삼국유사』에는 寶海로 기록되어 있음을 근거로 好를 ‘ᄒᆡ’로 읽고 ‘高攴 好’를 ‘높이 하여’로 풀이한다. 금기창을 따른다.

14) 乃乎尸: 양희철을 따라 乃를 乃의 훈인 ‘녜다/니다’의 ‘녜/니’로 읽고 蓋(덮다)의 의미로 풀이한다. ‘이다’의 옛말은 ‘니다/녜다’이다. 乎는 의도형 어미이다.

15) 花判也: 정렬모를 따라 花判을 ‘곶가리’로 읽는다. 곶가리는 나무 꼭대기를 지칭했던 말로 추측된다. 花判은 자체로 기파랑의 인품을 찬양하는 말로서 기능하는데, 황병익은 花判은 기파랑의 인격과 품성을 한마디로 정의한 評語로서,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내고 是非와 事理에 대한 판단력을 갖춘 기파랑을 추켜세운, 비유적 찬사라고 한다.

『향가 등 우리 고시가 완전 해독』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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