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자산실명제의 정상화 방안

역사회복 2012. 3. 20. 17:26

자산실명제의 정상화 방안



(주는 첨부화일에만 있고 블로그 글에는 나오지 않음)



자산실명제의_정상화_방안1.hwp


사업자의 소득파악과 민법 제103조.hwp


1. 서


우리나라는 자산실명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자산의 명의위장을 인정하고 있다. 법원은 명의위장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법원은 자산의 명의위장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국가를 속이는 명의위장을 사회질서에 적합한 행위라고 하면서 명의위장자 즉 실소유자를 확고하게 보호한다. 


법원이 명의위장자를 보호하는 이론이 소위 명의신탁이론이다. 명의신탁이 된 재산의 소유관계는 신탁자(위장자)와 수탁자(명의자) 사이에서는 소유권이 그대로 신탁자에게 있지만, 대외관계 또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귀속되며 이는 사회질서에 부합하는 행위로서 법의 보호대상이 된다는 것이 명의신탁이론이다. 자산의 소유자가 대외적으로 자산이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하여서 세금이나 규제 등 각종 부담을 회피하여도, 법원은 명의신탁이론을 통해 위장자와 명의자 사이의 대내관계에서는 위장자의 소유권을 법적으로 철저히 보장한다. 법원은 해방 이후 친일파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명의신탁이론을 사용하였고, 그 후에도 부정축재자 탈세자 등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에 반하여 재산을 축적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명의신탁이론을 사용하여 왔다. 법원이 명의신탁이론을 버리지 않는 한 또는 법원이 명의신탁이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않는 한 자산실명제는 요원하다. 



2. 현재의 자산실명제


1) 부동산과 주식


정부는 1982년 「상속세법」에서 부동산과 주식의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였고, 1995년에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부동산의 명의위장에 과징금과 형벌을 규정하였다. 현재 부동산의 명의위장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로, 주식의 명의위장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증여의제로 규제된다. 


명의위장은 위장자와 명의자 둘 사이에 은밀히 이루어진다. 명의위장의 당사자가 명의위장을 알리지 않는 한 국가를 포함한 제3자는 명의위장 여부를 알 수 없다. 둘 사이 분쟁이 생겨 명의자가 명의위장을 폭로할 가능성도 없다. 명의위장이 발각되어도 법원에 의해 명의위장자의 자산에 대한 소유권은 철저히 보호되고, 자산의 소유권이 보호받지 않는 경우에도 자산의 대가는 보호되는 반면, 명의자가 주식의 명의위장을 밝히면 자신에게 증여세가 과세되고, 부동산의 명의위장을 밝히면 위장자뿐만 아니라 자신도 징역이나 벌금의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법상황은 명의위장을 거의 통제하지 못한다. 더욱이 부동산의 경우 명의위장이 발각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명의위장에 대한 제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송과정에서 법원이 명의위장을 발견해도 법원은 고발조치를 하지 않으며, 세무서가 부동산의 명의위장을 고발해도 복잡한 과징금 부과절차 때문에 쉽사리 제재를 당하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에선, 부당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향유하기 위해 자산을 명의위장하여 세상을 속여도 잘 드러나지 않으며, 혹시 명의위장이 발각되는 경우에도 제재는 미미하며 법원이 항상 위장자의 재산가치를 보호해주므로 명의위장은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2) 금융자산


정부는 1993년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현재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로 금융거래의 당사자를 실지명의에 의하도록 한다. 실지명의에 대해 출연자가 자신의 명의를 사용해야 된다고 보는 견해와 출연자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이 계약당사자이면 된다는 견해가 있으나, 법원이 계약당사자의 명의를 위장하는 계약의 반사회질서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므로 전자의 견해에 의하더라도 명의위장 시 출연자의 재산권은 보호된다. 전자의 견해에 의하면 금융업체와의 관계에서는 법률에 따라 명의자가 출연자로서 금융자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여 실제 출연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출연자와 명의자의 관계에서는 법원이 명의위장계약이 사회질서에 부합한다고 보아 출연자의 명의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을 긍정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자산은 부동산이나 주식과 달리, 자금세탁 방지제도에서 생산된 정보를 국세청이 활용할 수 없는 등 금융정보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 예금명의자와 출연자가 다른 경우 즉 금융자산의 명의위장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3) 형식만 실명제이고 실질은 명의위장 장려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증여의제를 규정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은 명의위장을 규제하고 있지만 법원이 명의위장행위를 사회질서에 부합하는 행위로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자산의 명의위장이 재산권에 대한 위험 없이 가능하다. 금융자산의 경우 금융정보가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기 때문에 명의위장은 더 활성화된다. 우리의 현실은 명의위장 장려제이다. 



3. 외국의 자산실명제


외국에는 명의위장을 금지하는 법률도 없다. 명의위장 재산에 대한 증여의제도 없다. 그래도 자산실명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법원의 양심 때문이다. 법원이 세상을 속이기 위해 명의만 남의 것으로 하는 계약을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근대국가에서 남들을 속이고 자신만 이익 보려는 행위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이란 것은 우리 법원만이 인정하는 이론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실은 내 것인데 이름만 남의 것으로 해놓았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다.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에서 부동산이나 주식을 명의위장 한다면 명의자가 소유권을 취득한다. 명의와 실소유자의 불일치가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로서 묵시적인 신탁이 문제되는데, 묵시적 신탁은 명의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실소유주에게 매우 불공평하고 실소유자가 어떤 불법적 목적도 없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묵시적 신탁의 한 종류로 재산의 구입과정에서 발생하는 purchase money resulting trust라는 신탁이 우리의 3자간 명의신탁이나 계약명의신탁과 유사한데, 이것도 대부분의 주에서 금지되고, 인정되는 주에서도 불법적 목적이 있거나 특수관계가 있으면 신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에서 명의위장을 하면서 소유권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명의위장이 발각되면 위장자는 소유권을 회복하지도 못하면서 사기행위(fraud)를 한 것으로 취급되어 그에 대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명의위장 후 명의자가 재산을 순순히 돌려주지 않으면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므로 명의위장이 발생할 수 없다. 명의위장을 하지 않으니 명의위장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다. 명의위장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명의자에게는 불법소득이 발생한 것이므로 소득세가 과세될 것이다. 금융자산은 금융업체에 대한 채권이다. 금융자산에 대해서도 수표제도와 계약당사자의 직접 서명 관행으로 인해 금융실명제가 당연한 것으로 정착되었고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법률로 인해 금융자산 명의위장이 불가능하다.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먼저 부동산의 경우 등기제도상 명의위장이 존재할 수 없다. 부동산 등기는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가 있어야 하고 등기관의 실질적 심사권이 인정되므로 등기명의자 이외의 자가 소유자가 될 수 없다. 독일 민법은 양속위반뿐만 아니라 법률상의 금지 위반도 불법원인급여에서 말하는 불법에 포함시키므로, 법률상의 금지를 회피하기 위해 명의위장을 하는 경우 위장자의 반환청구가 부정된다. 따라서 상법이나 행정법상의 규제를 잠탈하기 위해 주식을 명의위장하면 주식이 명의자의 소유가 되므로 주식을 명의위장할 수 없다. 또한 자금세탁법이 계좌의 실소유주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어, 금융자산 명의위장이 불가능하다. 


영미법계 대륙법계를 막론하고 명의위장을 보호하는 법원은 없다. 소유권의 상실 위험 때문에 부동산이나 주식의 명의위장이 나타날 수 없다. 금융기관에 대한 채권인 금융자산의 경우 선진국에선 금융자산의 실명화는 물론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법률로 인해 자금의 이동까지 국가에 보고되고 국세청이 금융자산의 정보에 쉽게 접근하여 명의위장이 생겨날 수 없다. 외국에선 부정한 사람을 돕지 않는 법원과 부정한 돈을 통제하는 법률로 인해 자산실명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있다. 내 자산을 내 이름으로 한다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자산의 실명의무를 부과하는 법률이나 차명자산에 대한 증여의제와 같은 조세법이 불필요하다.



4. 자산실명제의 정상화 방안


주식과 부동산의 경우 법원이 명의위장을 보호하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금융자산의 경우에는 법원의 개과천선 이외에 국세청이 금융자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금융자산의 명의위장은 주로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행해지므로 금융자산의 정보가 국세청에 알려져야 명의위장이 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판례를 변경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법원의 불법적 법해석을 통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민법 제103조에 한 문장만 추가하면 된다.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이 필요한 재산의 명의를 위장하는 

      약정과 금융거래의 당사자를 위장하는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

      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 본다"


라는 문장을 추가하면 된다. 이 문장이 추가되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45조의2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조항이 없어도 된다. 


명의위장을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 보면 명의자가 위장자에게 재산을 돌려주지 않아도 위장자는 어떤 법적 조치도 할 수 없다. 법률은 반사회질서 행위자를 돕지 않기 때문이다. 위장자가 재산을 찾으려고 하면 불법이 드러나 제재만 당하게 된다. 명의위장 하는 순간 재산은 명의자의 것으로 된다. 국세청은 명의자를 실소유자로 보고 기타소득으로 과세해야 할 것이다. 위장자와 명의자가 불법 목적은 없었고 증여라고 하면 증여세를 부과하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든 위장자는 소유권을 잃게 된다. 만약 명의자가 위장자에게 임의로 소유권을 돌려주면 재산이 돌아올 때 반사회질서 행위이면 소득세를, 증여이면 증여세를 다시 과세할 수 있을 것이다. 명의위장을 반사회질서 행위로 본다고 하여도 위장자의 채권자는 명의자에 대해 채권자취소권 행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명의위장을 반사회질서 행위로 보아도 제3자에게는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다. 



5. 결


누구든지 어떤 자산의 소유자를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자산의 소유자가 불명확하면 그 자산의 거래가 불안해지고 자산의 소유로 판정되는 신용도 모호해진다. 자산의 소유에서 생기는 책임도 불분명해진다. 국가도 자산의 소유자를 알아야 세금을 적정히 부과할 수 있고 복지정책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 자산 소유자 자신도 그가 소유자임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 자산의 소유는 명의로 표시되므로 명의자와 소유자가 같아야 한다는 것 즉 자산실명제는 근대국가라면 당연한 제도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당연한 자산실명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자산실명화를 위한 법률을 만들고 위반자를 형사처벌해도 법원은 명의위장이 사회질서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한다. 소유자가 국가의 복지혜택을 받기 위해서 자산이 장애가 되면 그는 자산을 명의위장하여 복지혜택을 향유할 수 있다. 그래도 그의 소유권은 법원에 의해 보호된다. 조세나 각종 규제도 명의위장을 통해 회피할 수 있다. 그래도 법원은 명의위장자를 재산권이라는 명목 하에 보호한다. 


명의위장을 반사회질서 행위로 보지 않는 법원의 비열한 태도 때문에 우리사회는 많은 것을 잃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편법이 횡행하고 원칙은 무시되었다. 공동체의식은 사라졌다. 법원이 정의롭지 못하니까 법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집단행동이 난무하게 되었다. 문명사회라면 당연한 원칙, 법원은 불법을 돕지 않는다는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 법원이 못하면 민법에 한 문장만 추가하면 된다. 



6. 여론: 자산실명제와 조세행정


자산 실명제가 확립되어 있고 국세청이 금융자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선진국에선 국세청이 자산 변동과 소득신고만 비교하면 탈세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대규모의 탈세는 불가능하다. 대규모의 탈세가 불가능하므로 성실신고 관행이 정착되었다. 우리나라에선 자산의 명의위장을 법원이 보호하고 국세청이 금융자산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 대규모의 탈세가 항상 가능하다. 대규모 탈세가 가능하므로 납세자들은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의 세무조사는 조세저항만 야기할 뿐이고 소득의 성실한 신고를 유도할 수는 없다. 납세의식이 문제가 아니다. 자산의 명의위장을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행위로 규정하고 국세청이 금융자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면 대규모의 탈세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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