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oicENE2Tm_E
(7) 원가 (신충)
物叱 好支 栢史 갓 됴히 자시
秋察尸 不冬 爾屋攴 墮米 ᄀᆞᅀᆞᆯ 안ᄃᆞᆯ 니고히 디ᄆᆡ
汝於 多攴 行齊 敎因隱 너어 다히 녀져 이신은
仰頓隱 面矣 改衣賜乎隱 冬矣也 울월ᄃᆞᆫ ᄂᆞᆾᄋᆡ 가ᄉᆡ시온 ᄃᆞᄋᆡ야
月羅理 影攴 古理因 淵之叱 ᄃᆞ라리 그르히 녀린 못ᄋᆡᆺ
行尸 浪 阿叱 沙矣 以攴如攴 녈 믌결 ᄀᆞᆺ 몰애 이히ᄃᆞᆺ히
皃史沙叱 望阿乃 皃史삿 ᄇᆞ라나
世理 都之叱 逸烏隱 第也 누리 모두ᄋᆡᆺ 숨온 데야
질 좋은 잣이
가을에 아니 익어 떨어지니.
“너와 같이 가네(다니네)” 하신 말씀은
곁에서 모시던 (임금의) 얼굴이 변하신 데에야!
달님이 그림자 져서 어린 못으로부터
흐를 물결 가의 모래 일어지듯이
皃史야 바라나
세상 모두로부터 숨은 곳에서야!
9-10행은 망실되었는데, 4행과 8행 이후 생략된 말인 연연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취지의 말과 그저 임금이 잘 되기만을 빌고 살겠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을 것이다.
爾屋攴: 爾는 니로도 발음된다. 屋은 ‘옥’이나 ‘오’를 표기하기 위해 향가에서 사용되며 의도의 의미이다. 매개모음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攴는 여기에서 ‘아/어’나 ‘아서/어서’에 해당하는 연결 어미이다. 攴는 고대국어 초기에 [기/ㄱ]라는 음을 표시하였고, 후대에는 ‘ㅎ’ 내지 ‘ㅇ’에 대응되기도 한다. ‘익다’의 옛말은 ‘닉다’이다. 따라서 爾屋攴는 ‘니고히’로 읽고, ‘익어서’의 뜻이 된다. 爾屋攴를 ‘시들어’의 뜻인 ‘이우리’로 읽는 견해는 爾屋攴에 ‘ㄹ’이 없어 성립할 수 없다.
多攴 行齊: ‘다히’로 읽고, ‘같이’의 의미이다. 齊는 서술형 어미이다.
敎因隱: 양주동을 따라 敎를 ‘이시’로 읽는다. 헌화가 放敎遣에서도 敎가 ‘이시’로 읽히고 있다. 敎因는 ‘이라 하신’의 의미이고, 동명사이다. 隱은 주격 조사이다. 따라서 敎因隱은 ‘이라 하심은’ 즉 ‘이라 하신 말씀은’의 의미가 된다.
仰頓隱: ‘仰/울월-’은 하급관리가 상급관리를 ‘직접 모시’는 의미로 쓰였다. ‘頓’은 과거시제의 보조어간 ‘더’이다.
改衣賜乎隱: 改衣의 발음에 대해선 ‘고티’와 ‘가ᄉᆡ’의 두 견해가 있는데, 衣의 음을 고려하면 ‘가ᄉᆡ’가 타당하다. 乎는 의도형 어미이다.
冬矣也: ‘ᄃᆞᄋᆡ야’로 보는 견해와 ‘겨ᅀᅳᆯᄋᆡ여’로 보는 견해가 있다. 후자의 견해는 ‘가을’이 선행하고 있어 문맥상 ‘겨ᅀᅳᆯ’이라 하나, 문맥상 가을과 시간적으로 이어지는 겨울이 나타날 이유가 전혀 없다. 신충에게 문제되는 것은 임금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임금의 태도 변화를 겨울과 연결시킬 계기가 전혀 없다. 질 좋은 잣이 가을에 익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신충의 공적이 가을에 인정받고 있지 않음을 은유한다. 즉 굳이 임금의 태도가 변화한 계절을 따진다면 가을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의존명사 ‘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만약 겨울이라면 5-8행에서도 겨울과 관련되는 시상이 나타나야 하나, 전혀 그러한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억지를 쓴다면, 임금의 태도가 바뀐 상황을 겨울에 비유할 수는 있을 것이다. ‘겨ᅀᅳᆯᄋᆡ여’설의 더 큰 문제는 也를 감탄 종결 어미로 본다는 것이다. ‘데에야’로 해독해야 즉 也를 보조사로 보아야 신충의 체념이 표시된다. 임금의 태도가 바뀐 상황에서야 괴로와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체념하겠다는 신충의 마음을 ‘겨ᅀᅳᆯᄋᆡ여’설은 깔아뭉개 버린다.
月羅理: ‘ᄃᆞ라리’는 [ᄃᆞ랄+이(주격조사)]의 형태이다. ᄃᆞ랄은 ᄃᆞᆯ에 대한 敬語나 雅語였을 가능성이 있다.
影攴: 신재홍을 따라 影攴를 ‘그르히’로 읽고, ‘그림자 져서’로 풀이한다.
古理因: ‘녀린’으로 읽을 수 있다. 강길운도 ‘녀린’으로 읽고 현대어 ‘여리다(신선하고 부드럽다)’로 풀이한다. ‘녀리다’는 ‘여리다’의 고어로 볼 수 있는데, ‘약하다’의 의미 외에 ‘어리다’의 뜻도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어리다’도 빛이 희미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古理因을 ‘어린’으로 풀이한다.
淵之叱: 서재극에 의하면 淵은 ‘물이 고였다가 흐르는 깊은 곳’을 의미한다. 之叱은 처격 之와 속격 叱가 복합된 것으로 ‘에서의’의 의미이며 ‘ᄋᆡᆺ’으로 읽을 수 있다. 당시 ‘에서의’는 현대의 ‘(으)로부터’의 의미로도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가에서 之叱은 모두 ‘(으)로부터’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阿叱: 강길운을 따라 阿叱은 ‘ᄀᆞᆺ’으로 읽는데, 그에 따르면 강회자전에 阿水岸也(阿는 물가이다)라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以攴如攴: 以는 ‘일다’를 의미한다. ‘이다’는 ‘일다’의 경남 방언이다. 따라서 以를 ‘이’로 읽을 수 있다. 攴는 피동접미사이다.
第也: 第는 장소를 표시하는 의존명사 ‘데’이다. 也는 4행의 也와 같은 보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