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처용가 해독

역사회복 2026. 4. 2. 19:20

 

 

 

 

(14) 처용가 (처용)

 

東京 明期 月良 東京 ᄇᆞᆯ기 ᄃᆞ라

夜 入伊 遊行如可 새배 들이 놀녀에가

入良沙 寢矣 見昆 드러사 자ᄅᆡ 보곤

脚烏伊 四是良羅 허토이 너히어라

二肹隐 吾 下於叱古 두흘은 내 아래엇고

二肹隐 誰支 下焉古 두흘은 누기 아래언고

本矣 吾 下是如馬於隐 아ᄋᆡ 내 아래이에ᄆᆞ런

奪叱良乙 何如 爲理古 앗알 어에 ᄒᆞ리고

 

동경 밝은 달에

새벽 되도록 노닐다가

들어와서야 자리 보니

다리가 넷이구나

 

둘은 내 아래였고

둘은 누구의 아래인가?

원래 내 아래이지만

빼앗아올 것을 어떻게 할까?

 

東京: 양주동이 ᄉᆡᄫᆞᆯ이라 읽었으나, 현재 그 근거는 희박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라의 수도는 금성이었고, 동경은 신라의 식자층이 8세기 중엽에나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므로 한자음 그대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

夜 入伊: 새벽의 뜻으로 쓰였으므로 새배 들이로 읽는다. 고려 처용가는 새도록이라 되어 있는데, 이는 ‘(밤이) 새도록의 의미이고, 여기의 새배 들이새벽이 되게(되도록)’의 의미이다.밤 들이밤이 될 때까지가 되어 늦은 저녁에 들어왔다는 말이 되므로 고려 처용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

入良沙: 강길운을 따라 를 강조의 보조사로 보아 들어와서야로 풀이한다. 강조의 대상은 들어왔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늦었다는 것이다.

見昆: 다수설은 보곤이라 읽으나, 강헌규는 의 오자라고 하면서, 見尼라 수정하여, ‘살니라 읽는다. 강헌규는 삼국 지명의 발음을 표기한 것을 증거로 한다. 그러나 살피다의 뜻이 있어, 지명 표기 시 으로 표기할 수 있다. 발음을 표기하였다고 하여 동사 살다의 존재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살다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는 한, ‘살피다보다가 모두 존재한 것을 전제하고 읽어야 한다. 살피다의 의미로 썼다면, ‘에 해당하는 글자가 추가되어야 하므로, 여기의 로 읽어야 할 것이다.

강헌규는 ‘-거든이나 ‘-는데의 의미이고, 는 원인의 의미라 하여 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미 는 원인만이 아니라 전제도 표시한다. 여기에서 보는 행위로 인해 다리가 넷이 된 것이 아니다. 즉 여기서 보는데보니양자 모두로 해독할 수 있다. ‘보니도 본다는 행위가 있었음을 전제하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수설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脚烏伊: ‘가로리류로 읽는 견해와 허토이류로 읽는 견해가 대립한다. 의 훈을 가롤로 볼 만한 예는 고려가요 처용가를 제외하고는 없으며, 등은 여러 중세 문헌에서 허튀’ ‘허퇴’ ‘허틔로 해석되었다. 脚烏伊에는 도 나타나지 않으며, 사람에게 가랑이는 하나이므로, 脚烏伊허토이(무릎 아래의 다리)’로 읽어야 할 것이다.

四是良羅: 良羅는 감탄 종결어미로 본다.

下於叱古: 다수설은 고려 처용가의 내해어니와를 근거로 로 읽고 소유물이나 의 의미라 한다. 강헌규는 를 훈차로 보아 (아래)’로 본다.를 표시하기 위해 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찬기파랑가의 安攴下, 도천수관음가의 一等下叱於, 상수불학가의 佛道向隐心下에서 아래로 읽어야 문맥이 통한다. 처용가에서 아래로 읽을 때도 문맥이 통한다. 따라서 근거 없이 가 해에 잉용(仍用)되었다고 하기보다는 아래로 읽어야 할 것이다.

本矣: ‘본ᄃᆡ류로 읽는 견해, ‘미틔류로 읽는 견해, ‘아ᄋᆡ류로 읽는 견해가 있다. ᄃᆡ를 표기할 수 없고, ‘본ᄃᆡ가 되기 위해선 本冬矣로 표기되어야 하므로 본ᄃᆡ로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보다는 자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ᄋᆡ로 읽는 견해를 따른다.

奪叱良乙: 奪叱이고, 로서 미래의 동명사화 접미사이다. 은 매개모음 로 생각된다. 따라서 아살로 읽을 수 있다. 명사 아살의 목적어가 되나, 목적격 조사는 생략되었다. 처용이 생각하는 것은 원래 내 것이었던 것을 앞으로 어떻게 되찾아 올 것인가이다. 어에 ᄒᆞ리고는 탄식이 아니라 앞 일의 계획이다. 양주동은 奪叱良乙아ᅀᅡᄂᆞᆯ이라고 읽어서 이를 이미 발생한 역신의 앗음으로 착각하였다. 이러한 착각의 결과 어에 ᄒᆞ리고를 탄식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고려 처용가에서도 熱病神이ᅀᅡ ()ㅅ가시로다로 표현되고 있다. 처용은 역신을 마음대로 할 능력이 있다. 처용은 역신을 당장 죽일 수도 있는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唱歌作舞) 생각한 후 역신을 그냥 돌려 보내 주기로 결정하고 물러났다(而退). 그래서 역신은 처용의 아량에 감동하여 처용의 형용(形容)만 봐도 물러나겠다고 맹세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역신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역신과의 평화를 최선의 대안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평화는 처용이 우리 편이므로 역신을 배려하는 평화였다. 실질은 무기력한 처지에서 평화를 바랄 수밖에 없었지만, 처용을 끌어들여 사람이 우월한 상태의 평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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