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KILydEbDB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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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의 진짜 의미 — 1400년 만에 바로잡는 해석
동영상 음성 대본 (친절·상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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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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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서동요 아시죠?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우리나라 향가 중 하나입니다.
백제의 왕자 서동이 신라 공주 선화를 얻기 위해 지어 퍼뜨린 노래.
그래서 보통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 두고, 맛동 서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또는 밤에 알을 안고 간다.”
로맨틱한 이야기처럼 들리죠.
그런데 여기, 해석이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선화공주가 밤에 서동을 안고 '간다'는데,, 어디로 간다는 걸까요?
공주가 궁을 떠나 어딘가로 간 걸까요? 그렇다면 어디로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사실 기존 해석 어디에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또 몰래 안고 간다고 하는데, 몰래란 말이 없습니다. 다른 이들은 알을 안고 간다고 하는데, 무슨 알을 안고 간다는 말인가요?
오늘 영상에서는 이 오래된 수수께끼를 풀어보겠습니다.
한 글자씩 천천히, 원문을 직접 들여다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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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서동요란 무엇인가 — 배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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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동요가 어떤 노래인지부터 간단히 짚고 가겠습니다.
서동요는 삼국유사에 전하는 향가입니다.
향가란 신라·백제 시대에 우리말을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표기한 노래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영어 알파벳으로 한국어 발음을 적은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동요의 창작자는 백제의 서동(薯童), 즉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청년입니다.
그는 훗날 백제 무왕(武王)이 되는 인물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가 매우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신라 서울 경주로 몰래 잠입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면서 이 노래를 퍼뜨립니다.
노래가 도성 전체에 퍼지자, 신하들은 진평왕에게 보고하고, 결국 선화공주는 궁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귀양 가는 길에 서동을 만나 혼인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 이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이 노래가 아이들 사이에 동요로 퍼졌다는 것, 그것이 반복적으로 불렸다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이 선화공주의 명예를 실추시킬 만큼 충격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원문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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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원문 전체 읽기 — 한 줄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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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의 원문은 이렇습니다.
善花公主主隠 (선화공주 님은)
他 密只 嫁良 置古 (ᄂᆞᆷ 그ᅀᅳᆨ 어라 두고)
薯童 房乙 (맛둥 방ᄋᆞᆯ)
夜矣 夘乙抱遣 去如 (새배ᄋᆡ 돌보고 가에)
총 네 줄입니다.
지금부터 한 줄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줄: 善花公主主隠 선화공주님은,
이건 비교적 간단합니다.
善花公主(선화공주)는 그대로 '선화공주'이고,
主隠(님은)은 '님은' 또는 '니림은'으로 읽습니다.
'니림은'으로 읽는 견해도 있는데,
일본서기에서 백제 무령왕이 태어난 섬 이름 主嶋가, '니리무세마'라고 발음 주기가 달려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합니다. 主주를 '니림'으로 읽었다는 뜻이죠.
어느 쪽이든 의미는 같습니다.
"선화공주님은" 이렇게 첫 줄은 끝납니다.
두 번째 줄: ᄂᆞᆷ 그ᅀᅳᆨ 어라 두고 他 密只 嫁良 置古,,
他(ᄂᆞᆷ)은 '남', 즉 다른 사람,.
密只(그ᅀᅳᆨ)은 '몰래, 비밀리에,.
嫁良(어라)는 '시집가',.
置古(두고)는 '두고',.
합치면 "남 몰래 시집가 두고"가 됩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선화공주가 '남몰래 시집갔다'는 것이 이 노래의 스캔들입니다.
공주가 왕의 허락도 없이, 부모도 모르게, 남몰래 혼인 관계를 맺었다는 것.
이것이 동요로 퍼지면서 공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쫓겨나게 만든 것입니다.
자, 그러면 공주가 몰래 시집간 상대가 누구냐?
그게 바로 세 번째 줄에 나옵니다.
세 번째 줄: 薯童 房乙 맛둥 방ᄋᆞᆯ.
薯童(맛둥)은 그대로 '맛동'.
房乙(방을)은 '서방을'. 여기서 을乙은 목적격 조사 '을'입니다.
합치면 "맛둥 서방을".입니다.
선화공주가 남몰래 시집간 상대가 바로 서동이라는 말입니다.
맛둥 서방과 뭘 한다는 것인지가 네 번째 줄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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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핵심 논쟁 — 네 번째 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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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가장 중요하고 논쟁이 많은 부분입니다.
네 번째 줄: 夜矣 夘乙抱遣 去如 새배ᄋᆡ 돌보고 가에.
기존 학계는 夜새배를 밤으로 해독합니다.
그런데 강헌규에 따르면,
향가에서 夜가 '밤'을 의미할 때는 반드시 夜音(밤)이라고 씁니다.
夜(야) 단독으로 쓸 때는 '새벽'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가 있습니다.
고려 시대에 전해지는 처용가라는 노래가 있는데,
신라 처용가의 '夜 入伊(새배 들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려 처용가에서는 '(날이) 새도록'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즉 신라 향가의 夜야가 '새벽을 의미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夜矣(야의)는 '밤에'가 아니라 '새배ᄋᆡ'로 읽어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 기존 견해는: 夘乙(돌)을 ‘몰래’ 또는 ‘알을’로 해독하고, 抱遣 去如‘보고 가에’를 ‘안고 가다’라고 해독합니다.
그들의 견해 대로, '안고 간다'로 보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선화공주가 어디로 '간다'는 것일까요?
선화공주는 궁에 살고 있습니다.
이 노래가 퍼진 시점에서 선화공주는 아직 궁에서 쫓겨나기 전입니다.
노래가 퍼졌기 때문에 쫓겨나는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이 노래가 말하는 상황은,
선화공주가 현재 궁에 살면서 반복적으로 서동의 방을 드나드는 것을 묘사해야 합니다.
그래야 동요로서 여러 번 불릴 수 있고,
그래야 공주가 쫓겨날 정도의 스캔들이 됩니다.
그런데 '안고 간다'는 해석에서는 선화공주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공주가 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없으면
이 노래는 단 한 번의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되고,
그러면 동요로 반복해서 불릴 이유도,
스캔들이 될 이유도 약해집니다.
알을 안고 간다는 해독은 더 말이 되지 않고 문법에도 어긋납니다. 서동방을 안아야 하는데 또 알까지 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몰래 안고 간다는 해독은 말이 될 수는 있지만, 몰래는 당시에 密只그ᅀᅳᆨ으로 말하고 있으며, 몰이 몰래가 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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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새로운 해석 — '夘乙'은 '돌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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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夘乙抱遣(돌보고)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어떻게 '돌보고'가 되느냐고요?
한 글자씩 따라가 보겠습니다.
夘묘는 卯(묘)와 같은 글자입니다.
卯묘는 '돗기 묘', 즉 토끼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그런데 이 卯의 우리말 훈(訓), 즉 우리말 새김은 '돗기'입니다.
'돗기'는 토끼의 옛말이죠.
향가는 한자의 음(音)이나 훈(訓)을 빌려서 우리말을 표기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夘묘를 그 뜻인 '돗기'의 첫 음절 '도(돗)'로 읽는 것입니다.
그러면 夘乙돌은 '도','을' 즉 '돌'이 됩니다.
그리고 抱遣(보고)는 '보고'로 읽습니다.
抱(보)는 '보', 遣(견)은 '-고'에 해당하는 어미입니다.
따라서 夘乙抱遣돌보고는 '돌' 과 '보고' 즉 '돌보고'가 됩니다.
이제 네 번째 줄 전체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夜矣 夘乙抱遣 去如.
새벽에 돌보고 가에..
이제 어색함이 사라집니다.
선화공주는 궁에 살면서 몰래 빠져나와
맛동 서방을 돌보고, 새벽이 되면 다시 궁으로 돌아갑니다.
이것이 반복됩니다.
"저 공주 있잖아, 남몰래 맛둥이란 서방을 만들어 놓고, 밤 새도록 같이 있다가 새벽에 궁으로 돌아간대.!"
이 정도 내용이면 충분히 스캔들이 되고,
공주가 궁에서 쫓겨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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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去如'를 어떻게 읽느냐 — '가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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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去如(가에)의 읽기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去(가)는 '가다'입니다.
如(여)를 어떻게 읽느냐가 포인트인데,
여기서는 음을 빌려서 '에'로 읽습니다.
왜 '가다'가 아니고 '가에'냐고요?
이것은 고대 언어의 흔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고대 타밀어는 우리 말입니다.
고대 타밀어 문법서인 『톨카피얌』을 보면,
문장 끝에 붙는 '에'라는 어미가 확실성, 또는 문장의 종결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경상도 사람들이 말 끝에 '예' 또는 '에'를 붙이는 것을 아시죠?
"갑니다예", "왔습니다예".
이것이 고대 우리말의 흔적이 방언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상도는 높은 산맥으로 다른 지역과 격리되어 있어서,
고어(古語)가 비교적 잘 보존된 지역입니다.
신라의 향가가 바로 그 경상도 일대에서 쓰인 언어이니,
향가 문장 끝의 如여가 '에'를 표기한 것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去如거여는 '가에', 즉 "(궁으로) 돌아갑니다"라는 뜻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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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또 하나의 디테일 — 置古와 抱遣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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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요를 꼼꼼히 보면 흥미로운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두 번째 줄 끝에는 置古(치고)가 나오고,
네 번째 줄에는 抱遣(포견)이 나옵니다.
둘 다 우리말로 '-고'에 해당하는 연결어미인데,
한자가 古고와 遣견으로 다르게 쓰였습니다.
왜 같은 '-고'를 다른 한자로 표기했을까요?
연구자들은 이 두 한자가 미묘하게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古(고)는 단순한 병렬 관계를 나타냅니다.
A하고 B하고, 나열할 때 쓰는 '-고'입니다.
"남몰래 시집가 두고" — 이 경우는 앞 동작과 뒤 동작이 독립적으로 나열되는 관계입니다.
반면 遣(견)은 앞뒤 동작이 밀접하게 연결될 때 쓰는 '-고'입니다.
"서동 방을 돌보고 (궁으로) 가에" — 여기서 '돌보고'와 '가에'는
하나의 연속된 행위입니다. 돌보는 행위가 끝나야 비로소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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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완성된 해석 — 전체를 다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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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새로운 해석으로 서동요 전체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善花公主主隠 선화공주님은.
他 密只 嫁良 置古 남 몰래 시집가 두고.
薯童 房乙 맛둥 서방을.
夜矣 夘乙抱遣 去如 새벽에 돌보고 (궁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이야기가 완전히 맞아떨어집니다.
선화공주는 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밤마다 몰래 빠져나와 맛둥 서방을 돌보고,
새벽이 되면 다시 궁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헛소문이 아이들 입을 통해 동요로 퍼집니다.
경주 도성 전체에 퍼진 이 노래를 들은 신하들이,
왕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 선화공주는 궁에서 쫓겨납니다.
모든 것이 논리적으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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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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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서동요를 한 글자씩 들여다봤습니다.
夜야가 '밤'이 아니라 '새벽'이라는 것,
夘乙抱遣(돌보고)가 '알을안고'나 ‘몰래 안고’가 아니라 '돌보고'라는 것,
글자 하나하나에 1400년 전 사람들의 언어와 감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향가는 단순한 옛날 노래가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의 말소리, 문법, 정서가 살아 있는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오랫동안 부정확하게 읽어온 것은 아닐까요?
서동요 하나를 제대로 읽는 것,
그것이 우리 역사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저의 ‘한국학 기초’에서 확인하여 주세요.
감사합니다.